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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 이야기

[에세이?]호의

 부당거래라는 영화에 아주 주옥같은 명대사가 하나 있었다. "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줄 안다 " 씁쓸한 명대사다. 


 현대에 들어서 사회가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왕래가 줄어들고, 그렇다보니 사람사이의 도리를 잊어먹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인간관계가 기계화된 현대 사회에서 계약관계가 분명해야 하고, 맿고 끊음이 간결해야 하는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슬픈 상황이다. 그렇게 살다보면 문득 인간이 기계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누는것을, 도리를 표하는것을 나는 정말 온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온기는 충분히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온기를 가지는것은 우스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또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교양이다.


 호의도 마찬가지다.


 아무 거리낌없이 배푸는 호의, 바라지 않고 그저 선듯 내어주고 그것으로 끝나는 그런것이 호의다. 주는 사람의 입장에선 주는것에 만족하고 받는사람의 입장에선 받는걸로 만족하면 그만인것이 그런것이다. 어찌됐던 그런것은 아주 깔끔하다. 그런 깔끔함에 만족할수도 있지만 주는 호의에 아주 자그마한 답례하는것, 그런것 또한 주는 호의만큼 온기있다고 생각한다. 왠지 인간적인 느낌이 풀풀 나지 않는가? 가볍게 넘어갈수도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호의라는 온기있는 행동에 대해 나는 배푸는것이 호의라고만 생각해왔지 그것을 얼마나 잘 답례하느냐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어쩌면 받았을때 주는것 보다 더 따뜻한 온기를 가진 자세로 호의를 표하는것이 도리일지 모른다. 아주 당연한 것이겠지만, 잘 해오지 못했다. 온기없는 인간이 되기를 선택하는것 일지도 모르겠다. 철두철미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온기있는 인간이 되도록 노력하는것이 더 바람직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어릴적엔 의사표현을 서슴없이 그냥 했다. 어릴적엔 다들 그렇다.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그리고 감사하다는것에 대해서 아주 공손한 자세로 답례한다.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커가면서 어떤 당연한 표현에 대해서 인색해져간다. 그것을 인식하면서도 그냥 나이를 먹어서 그렇구나 하면서 치부해버리는 상황이 종종있다. 그런것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하다보면 정말 나에 대해서 많은 반성을 한다.


 


 호의는 기브엔 테이크와 같은 뭔지 모를 강요, 더치페이와 같은 강요가 아니다. 그것들과 다른 가벼움이다.




-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