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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 이야기

에세이?] 냉면 한 그릇을 보며,,,

냉면 한 그릇을 보면서 그리 많은 생각을 하는 인간이 아니다. 이것이 얼마나 시원할지, 얼마만큼 입안에 즐거움을 줄지만 생각하는 그 정도의 인간이다. 그 정도의 처지에서 학식으로 먹은 오천 원짜리 냉면의 즐거움을 떠올리는 글 한 편이 있었다. 거대 일보의 기자님의 냉면에 대한 글이었다. 그 글에서는 얼마나 자신이 냉면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글을 대충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기자님과 달리 후배들은 냉면과 꽤 먼 관계로 되어있었다. 그 글에서 말하는 젊은 후배보다 본인은 더 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래들 중에서 냉면을 싫어하는 친구를 보지 못했다. 그것은 나의 편협함 일 수도 있지만, 두 끼를 먹을 수 있는 가격의 냉면에 반색을 띨 친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그 후배들이 반색을 띠었다고 느낀 것은 아마 두 끼 만한 면 가락 한 그릇이 불편하거나 아니면 자리가 불편했으리라 생각한다.

글을 읽고 냉면 하나가 담는 것은 맛과 더위 해소, 갈증 해소뿐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담고 있는듯하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인생의 미를 살리려 백석을 인용하며 글의 풍미를 살리려 했다면, 그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백석은 고향의 정겨움이나 우리 고유의 미를 살린 작가인데 그런 정겨움 없이 뜬금없이 백석만 불러놓고 시시콜콜한 면만 써 내려 가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본인은 그리 충분한 형편이 아니어서 진짜배기로 불리는 냉면 한 그릇 먹어 본 적 없지만, 이맘때의 값싼 즉석 냉면 또한 내 돈 아깝지 않을 정도로 박수받을 음식임에 기자님의 찬사의 글에 덧붙이고 싶다. 냉면 한 그릇의 미학에 많은 것을 담지 못하는 그릇을 가졌기에 깊은 뜻은 잘 모르지만 말이다.

냉면이 가진 많은 함의에서 후배가 좋은 냉면을 잘 먹지 못하니 안타깝고, 안타까움에서 나온 냉면의 따뜻함을 찾아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것이 없는 그 글에서 더 그 값싼 냉면의 따뜻함과 즐거움이 더 생각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onetoos 
2016 05 21

여름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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